해외여행

발리 여행(7) | 첫째 날 - 인천공항에서 발리까지, 공항에서 숙소까지.

블로그 하는 으노 2024. 7. 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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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7월 7일부터 7월 14일까지의 신혼여행에 대한 기록이다.


7월 6일

저녁 예식이었던 탓에 온종일 긴장 상태였는데 집에 돌아와서는 긴장을 풀 새도 없이 여행 준비를 했더랬다. 신혼집에 서둘러 챙겨 온 살림과 짐들이 가득했다. 짐 정리가 먼저인지, 여행 채비가 먼저인지 꿈뻑꿈뻑 감기는 눈을 부릅뜨고 버티다가 도저히 될 것 같지가 않아서 일단 몇 시간이라도 자고 일어나자 했다.

7월 7일

공항까지

두 시간이나 잤을까. 못다 챙긴 짐을 부랴부랴 싸고 미처 세우지 못한 여행 계획을 머릿속으로 정리했다. 대충 정리되는 여행짐을 보며 계획이 없으면 어때,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어때, 신혼여행이니까 재미있게 놀다 오자 속으로 되뇌며 출발했다. 집에서 공항까지는 얼추 1시간 반 정도 걸리고 비행기는 아침 9시 비행기니까 7시까지 도착할 생각을 하고 5시 반에 출발. 집에는 살림살이가 없기 때문에 편의점에서 김밥을 사 가면서 먹었다.

공항
인천공항

공항까지의 대중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차를 끌고 갔다. 인천 공항을 정말 오랜만에 간 것 같은데 바다 위에 지어진 긴긴 다리가 왜이리 무섭던지. 그래도 여행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지, 긴 비행시간 동안 자기로 마음먹어서인지 생각보다 피곤하지는 않았다. 주차장에서 나와 셔틀을 탔는데 걸어가는 게 빠를 뻔했다. 단방향 순환 버스의 첫 번째 정거장일 줄이야. 그래도 공항에 도착하면 기분이 좋다. 들뜨는 기분.

인천에서 발리까지

발리 가는 티켓
싱가포르를 경유하는 루트.

우리의 비행기편은 이랬다. 직항과 경유편의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기 때문에 거의 한 달을 고민했던 것 같다. 이십 대 후반에 일본에 갔던 해외여행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기 때문에 장시간 비행이나 경유 같은 것들이 생경하긴 했지만 짝꿍이 생겨 가는 여행인지라 걱정도 걱정이 아니게 되더라.

기내식붕어 사만코기내식
싱가포르 항공의 기내식과 디저트, 스쿠트 항공의 기내식

싱가포르 항공은 좋았다. 자리가 불편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담요와 쿠션도 기본으로 제공해 주고, 영화도 볼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다 똑같은 이어폰을 갖고 있는데 우리는 왜 없냐며 여행 초짜들은 한참을 헤맸지만, 영어를 잘하는 내 짝꿍이 승무원에게 이어폰을 얻어내 듄2를 절반 정도 봤다. 기내식도 준수했다. 붕어싸만코를 후식으로 주는데 이게 또 반가우니 기가 막히더라. 둘 다 배가 부르다고 숨을 몰아쉬면서도 아이스크림까지 다 먹었다. 기내식 먹고 아이스크림 먹고 영화 보고 못 잔 잠 좀 자니 그래도 어찌어찌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도착했다.(추천도: 싱가포르 항공-강추 / 기내식-추천 / 싸만코-강추)

창이 공항이 그렇게 그렇게 좋다고 해서 경유하는 동안 구경좀 할까 했었는데 그럴 여유가 없었다. 도착 즈음 기장이 immediately경유 편으로 가라고 해가지고 화장실만 들렀다가 헐레벌떡 다음 탑승구로 갔어야 했다. 탑승구에서 잠시 대기하는 동안 이어폰 잘 챙겨 왔냐며 또 영화나 보면서 가자며 했는데, 스쿠트 항공엔 아무것도 없었다. 이륙하자마자 나는 잠들어버렸다. 기내식은 그냥 그랬는데, 비건 알리오올리오라고 했던가 뭐 그런 거였다. 나는 비건이 아닌데 비건 음식을 골라서 실패했다.(추천도: 비건 기내식-안 비건이면 비추)

응우라 라이 공항에서 숙소까지

발리 도착
응우라 라이 공항 도착

공항에 도착했을 때 7시 정도였던 것 같다. 우리에게 주어진 미션은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유심 해결하기, 또 하나는 그랩 부르기였다. 유심은 물리적으로 교체하는 유심 말고 QR코드만으로 사용할 수 있는 eSim이라는게 있다는데, 잘 안 터지는 데가 있다고 해서 유심을 사자!라고 했었다. 출국 수속을 마치고 공항 라운지로 나오자마자 여기저기 보이는 통신사들. 텔콤셀이라는 회사가 유명하다 해서 제일 싼 걸루다가, 전화도 문자도 핫스팟도 안 되는 걸루다가 결제했다. 추가 데이터까지 해서 30기가 정도를 받았는데, 귀국할 때까지 3기가도 못썼다. 비용은 둘이 합쳐서 4만 원 정도 냈나. 다음에 오게 되면 eSim을 쓰기로.

이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됐으니 그랩을 부를 차례. 공항 출구에 가서 그랩을 부르니 곧 기사에게 답장이 왔다. 우리에게 택시를 타겠냐며 그렁그렁한 눈으로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의 눈을 피하며 차 번호를 찾아 이리 저리 기웃거리는데, 그랩을 타는 스팟이 있더라. 기사를 만나고 무사히 그랩을 탔다. 그러나 그랩은 무사하지 않았다. 어마어마한 트래픽 잼을 뚫고 가는 기사의 운전실력에, 알던 영어보다 음절이 두세 개씩 더 들어가 있는 영어발음에, '아, 드디어 발리에서의 여행 시작이구나.' 싶었다. 우붓으로 가는 두 시간 길에 잠 좀 자자 했는데 한숨도 못 잤다.

그랩
그랩 안. 두려움에 떨고 있다.

Meranggi home st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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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묵었던 우붓의 첫 숙소는 Meranggi home stay. 메랑가이 홈스테이라고 읽는 것 같다. 총 3박을 했고 10만 원 정도 낸 가성비 숙소였다. 우붓 시내에는 이런 형태의 홈스테이 숙소를 운영하는 곳이 많은데, 우리도 우붓 시장이나 왕궁 등을 좀 다녀보고자 정했던 숙소였다. 처음에 골목에 있는 숙소의 위치가 구글맵과 일치하지 않아서 찾기가 어려웠는데 버선발로 뛰어다니며 숙소를 찾아준 동네 주민 덕에 잘 찾아갈 수 있었다. 감사해요 알 수 없는 사람. 

숙소는 제법 깨끗하고 안락했다. 아침에는 조식도 해준다는데, 우리가 계속 새벽 투어를 다니는 바람에 조식은 먹어보지 못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 숙소가 시장이 있는 골목 안에 있었다는 것. 우붓을 여행하기 위한 거점으로 나쁘지 않았다.  다만, 수영장이 없어서 3박 4일 동안 수영 한 번을 못해본 것은 아쉬웠던 것.(추천도: 우붓 시내 가성비 숙소로 추천 / 수영하고 싶으면 비추)

우리는 또 서둘러 짐을 풀고 자야 했다. 곧 새벽 2시에 일어나 바투르 투어를 가야 하기 때문. 너무 빡빡한 일정이라 발리로 가기 직전까지도 갈까 말까 고민했던 투어였지만, '갈까 말까 할 땐 가라!'라지 않던가. 입을 옷을 고민하면서 잠에 들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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