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발리 여행(11) | 셋째 날 오후 - 우붓 동부 투어(띠르따 강가, 렘푸양 사원), 코코 슈퍼마켓, 로스테리아 피자 가게

블로그 하는 으노 2024. 7. 26. 17:10
반응형

24년 7월 7일부터 7월 14일까지의 신혼여행에 대한 기록이다.


7월 9일 오후

우붓 동부 투어의 메인은 렘푸양 사원과 띠르따강가이다. 우리는 역순으로 갔기 때문에 띠르따강가와 렘푸양 사원까지 들르면 우붓 동부투어 마무리이다.

띠르따 강가(Tirta Gangga)

띠르따 강가띠르따 강가 잉어띠르따 강가 잉어
물고기에 대한 공포심이 있다면 사진을 클릭하지 마시오.

띠르따 강가는 '갠지스 강의 물'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강가가 우리말의 그 강가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수중 궁전이라고도 하는 띠르따 강가는 왕족의 화려함이나 사치 때문이 아닌 종교적 의미로 물을 사용했다고 한다. 특히 힌두교에 뿌리를 두고 갠지스 강의 신성함을 받드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띠르따 강가 주차장에서 궁 내부로 들어가는 길에 물고기 밥을 판다. 큰 묶음으로 파는데 잉어의 크기를 보니 밥 줄일 생각을 좀 하셔야 할 것 같다. 짝꿍이 밥 조금만 주고 싶다고 작은 팩으로 싸게 구매하여 사진 찍을 정도만 갖고 들어가 공포체험 시작. 왜 이렇게 물고기가 많고 크기가 큰지, 왜 자꾸 가이드는 물 한가운데서 물고기 밥을 주라고 하는지, 증말루 잉어를 마주할 때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조의 영역을 봤던 사람이라면 이제 그 공포를 경험으로 알 수 있게 된다. 그래도 정말 아름답고 고풍스럽고, 자연과 어우러지는 멋이 있는 곳이었다. (추천도: 물고기에 대한 극도의 공포를 가진 사람이라면 비추천/그 외 추천)

렘푸양 사원(Pura Penataran Agung Lempuyang / Lempuyang Temple)

렘푸양 사원렘푸양 사원
파라솔 아래의 두 사람이 번호를 부르고 사진을 찍는다. 오른쪽 사진은 왼쪽 사진의 파라솔 뒷편인데, 종교적 의미가 있는 문인 것 같다.

힌두교의 세계관이나 종교관을 잘 모르지만 발리에는 (발리의 힌두교 세계관에서)세계 6대 성지라는 곳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렘푸양 사원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굉장히 신성한 곳이라는 것. 그래서 발리 내 다른 사원들도 그렇지만 입장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이 지켜져야 하는데, 사룽(사진에 치마처럼 두른 것)이라는 옷을 입어야 하고, 민소매로 입장할 수는 없다. 여성의 경우 생리 중이면 입장이 불가하다. 또 과한 스킨십이나 맨살 노출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가이드와 함께 산 아래의 주차장에 도착하면 셔틀을 타고 구불구불 산길을 올라가 사원 주차장에 도착한다. 사원 주차장에서 사룽과 어깨에 걸칠 이름 모를 무언가를 받아 도보로 5분 정도 올라가면 사원 내부로 들어가게 된다. 입구에서는 번호표를 나눠주고 정결의 목적으로 머리에 물을 뿌린다. 들어가서 오른편에는 위 사진의 오른쪽과 같은 문이 세 개 있는데, 종교적 의미가 있는 문인 것 같다. 점프샷 연습을 하겠다고 폴짝 뛰었는데 여기저기서 사원 사람들이 뛰쳐나와 여기서 뛰면 안 된다고 하더라. 천국의 문에서 찍을 때는 점프해도 괜찮다고 한다. 무지에 미안했다.

렘푸양 사원 대기
기다림에 지친 나와 기다리는 내내 포즈를 정하며 기대에 부푼 짝꿍
천국의 문 사진

우리가 번호표를 받은 것이 2시 반 넘어서였던 것 같은데 사진 찍은 시간이 4시 40분이니까 두 시간을 기다렸다. 사진에 보면 하늘이 예쁜데, 이게 말이 안 되는 사진이다. 이날 날씨가 그렇게 좋지 않았는데 내려갈 때 비가 올 만큼 날이 흐렸다. 사원이 꽤 높은 곳에 있다보니 사원 내부로 전설의 고향처럼 구름이 흘러 들어오기도 했다.(사실 구름인지 안개인지 잘 모름) 그래서 오늘 하늘이 아쉽다며 둘 다 기다리는 동안 체념하고 있었는데, 어떤 착하고 밝아 보이는 가족이 찍을 때 하늘이 삭- 열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대박이다. 우리도 사진 잘 나오겠어' 했는데, 사진 찍는 데 걸리는 2~3분 동안 다시 온통 구름으로 뒤덮였다.

이때부터 희망고문에 짝꿍과 나는 난리난리. 크록스에 있는 햇님 지비츠를 어루만지고, 힌두교 사원에서 하나님한테 기도하고 그러다가 우리 얼만 전 순서 팀에서 또 하늘이 열리더라. 그리고 또 곧 큰 구름이 덮이고 말았다. 그래서 또 포기. 그런데 진짜 진짜 거짓말처럼 우리가 번호가 불리면서부터 한 1분 동안 하늘이 열렸다. 심지어 둘이 찍고, 짝꿍이 개인으로 찍은 사진까지도 맑은 하늘이었고 내 개인 사진부터는 흐린 하늘. 참 다행이다 싶었다. 참고로 상하 데칼코마니로 나오는 이 사진은 핸드폰 카메라 밑에 거울을 대고 찍는 것이다. (독특한 파지법이 있으며, 종교적 수련이 필요해 보인다.)

렘푸양 사원의 대기 시간은 상당히 긴데, 그래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일정을 다 마치고 마지막 코스라 조급할 것도 없었고, 다른 팀들이 어떻게 찍는지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저마다 다른 국적과 피부색이지만, 인생의 찰나를 아름답게 남기고 싶은 노력,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여행의 즐거움은 서로 같더라. 진짜 인생샷을 남겨서 어디 자랑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보려는 수고의 즐거움이 아닐까.(아니, 나는 인생샷을 남기러 왔는데!) 사랑하는 사람이 인생샷을 남기고 싶다면 수고스럽더라도 투덜대지 말고 같이 가주자. 어려운 각도에서도 사진을 찍어주자. 수고스러운 일에 사랑이 있고, 사진에는 찍어준 사람의 수고가 추억으로 남는다. (추천도: 하늘 맑은 날 추천)

코코 슈퍼마켓과 로스테리아 피자 가게(L'Osteria Pizza e Cucina Ubud)

숙소로 돌아와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우붓 시내 남쪽에 코코 슈퍼마켓도 있고, 로스테리아 피자 가게도 있어서 웨이팅을 걸고 슈퍼마켓을 보기로.

그래놀라

코코 슈퍼마켓은 발리의 대형 마트이다.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슈퍼마켓 보다는 크고 이마트 정도는 안 되고. 아무튼, 간식거리나 선물로 사갈 과자, 라면 같은 것들을 사기 좋은 곳.

우리가 산 것은 yava의 그래놀라. 워낙 유명한 발리 간식이다. 125g은 너무 크고 60g은 너무 작아서 90g이었는지 95g이었는지를 샀다. 짝꿍은 빈땅맥주도 하나 겟. 그 외에도 라면 종류나 코코넛 칩, 김과자, 커피 종류를 사람들이 많이 사가는 것 같더라. 생각보다 그래놀라를 많이 산 우리는 15,000루피아를 내고 코코 슈퍼마켓이 쓰여진 큰 장바구니도 샀다.

로스테리아피자

요 식당이 로스테리아. 코코 슈퍼마켓 바로 건너편에 있다. 무려 40분을 웨이팅했다. 식사 시간이 한참 지났을 때였는데도 사람들이 계속 들어오더라. 그리고 손님의 90퍼센트는 서양인이었던 것 같다. 어떤 메뉴였는지 기억은 잘 안 나는데 피자 맛있었다. 화덕 피자 만만세. 짝꿍은 콜라, 나는 레모네이드를 시켰는데 맛이 삼삼했다. 우리나라 음료의 당도가 100이라면 50 정도 되는 느낌. 사실 과일들도 그렇다. 열대과일 찬양을 엄청 많이 보고 갔는데 생각보다 음식들이 달지 않더라. 그런데 어디든 설탕 스틱이 있다. 어떤 이유에서건 이들이 가지고 있는 식문화이겠지.(추천도: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퀄리티도 굿굿 강추) 참고로 로스테리아는 짱구나 짐바란에도 지점이 있다.

반응형